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해 미국에서 2019년 이후 4년간 총 7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일어난 전체 사고 건수(807건)의 91%에 이른다.

1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통계를 분석해, 오토파일럿과 FSD(풀 셀프드라이빙) 같은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한 미국 내 사고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736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17건이었고, 11건은 올해 5월 이후 발생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한 사고는 지난 4년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간 발생한 사고 건수가 444건에 달한다. 작년 4분기에만 148건, 올 1분기에는 12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테슬라의 운전자 지원 기술이 점점 더 널리 사용되고 미국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사고 건수가 늘었다”고 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발생한 사망 사고는 대부분 테슬라 차량이 오토바이와 충돌하거나 응급 차량을 들이받은 경우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오토바이 같은 소형 탈것이나 응급 차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오토파일럿으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주행하는 거리를 감안하면 극히 일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 기능의 기술적 결함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테크 업계에선 테슬라가 자율주행 시스템에 카메라만 활용하고, 라이다와 레이더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카메라는 비·눈·안개 같은 악천후에는 사물을 파악하는 성능이 취약하고 긴급 차량이나 사각 지대에 숨은 물체와 사람 식별 능력도 떨어진다. 수년째 이어지는 지적에도 머스크는 “카메라만으로 충분하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미시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테슬라는 다른 업체 차량보다 더 심각하고 치명적인 충돌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