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영문명 컨트리가든)이 홍콩 항셍지수 구성 항목에서 제외됐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는 최근 채무 상환에 실패한 비구이위안을 구성 항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된 채권에 대한 이자(2250만달러)를 갚지 못했고, 30일간 이자 지급 유예를 적용받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컨트리가든 주가는 작년 말 2.67홍콩달러에서 지난 18일 0.76달러로 올 들어 70% 넘게 폭락했다.
최근 2년간 중국에서는 헝다(恒大)를 시작으로 비구이위안, 완다(萬達), 위안양(遠洋) 등 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에 빠지며 부동산 거품 붕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기에 소비·투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수출 증가율이 최근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침체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를 불안한 시선으로 보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5% 가까이 하락(2632.58→2504.50)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 속에 대중 수출이 이미 많이 줄어든 상태여서 한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파생상품 등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부동산 위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2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 금융 현안 긴급 간담회를 갖고 중국 부동산 위기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국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국내외 금융·실물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4000억원으로 크지 않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