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벅찬데 결혼하고 출산·육아까지 하면서 제 일을 계속할 자신이 없어요. 여성이 ‘독박’ 쓰는 결혼은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 법적으로 묶이지 않아도 반려자로 의지하며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세대(1980~1994년 출생)와 Z세대(1995~2005년 출생)를 합친 이른바 ‘MZ’ 청년들은 본지 취재에 각각 이렇게 답했다. 최근 10년간 한국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줄어든 반면, 비혼 동거에 대한 찬성은 늘어났다. 다섯 중 셋이 결혼에 부정적이고, 넷은 비혼 동거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통계청은 ‘사회조사’를 활용해 지난 10년간 청년(19~34세)들의 의식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작년 기준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의 비율은 10년 전(56.5%)보다 약 20%포인트 준 36.4%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청년 중에서도 여성은 28%만 결혼에 긍정적이었다. 반면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한 청년 비율은 10년 전(61.8%)보다 약 19%포인트 늘어난 80.9%로 대폭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청년들의 인식 변화가 큰 항목은 결혼·출산 등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공평한 가사 분담이 필요하다고 답한 청년은 84.4%로 10년 전(59.7%)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실제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답한 비율은 41.3%로 10년 전(20.4%)보다 21%포인트 늘었다. 일·가정 균형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45.4%로 10년 전(29.1%)보다 16% 증가했다.
비혼 동거뿐 아니라 비혼 출산에 동의하는 비율도 39.4%로 10년 전보다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대신 결혼하더라도 반드시 자녀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답은 조사를 시작한 2018년(46.4%)보다 7%포인트가량 증가한 53.5%로 늘었다. 입양 의사는 31.5%로 10년 새 21%포인트가량 줄었다. 자녀 양육 부담이 커지면서 입양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