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5000억원 고객 손해를 끼친 라임 펀드 자금 중 가장 많은 총 3500억원이 투자된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그룹은 라임 사건 ‘몸통’으로 꼽힌다. 당국은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50) 회장이 필리핀 세부에 있는 이슬라 리조트 인수 명목으로 유용한 자금 300억원 중 약 25억원이 더불어민주당과 가까운 장모씨와 전모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정인성

장씨는 지난 2021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 산하 금융혁신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대선 직전인 2022년 1월에도 경제인들로 조직된 이재명 후보 지지 단체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에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장씨는 지난해 1월 18일 위원회 출범식에서 “차기 정부에서는 국민의 경제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하고 기존 경제로부터 소외됐던 약자들에 대한 배려를 정책적으로 보장하면서 경제 혁신을 통해 국가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내용의 발족 취지문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전씨는 민주당의 지역 도당(道黨) 후원회장을 맡았고, 지난 21대 총선에선 강원도의 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그가 당선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메트로폴리탄 김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이 라임 사태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2019년 10월 해외 도피 후 아직 붙잡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해외 도피 피의자의 인터폴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를 내리는 등 김씨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의 해외 도피를 확인한 뒤 곧바로 공소 시효를 중지했지만 아직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로선 소재 파악이 어려워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작년 1월 18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 캠프의 외곽 조직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 출범식 사진. 왼쪽에서 넷째가 라임 펀드 자금 19억 6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장모씨. /기본경제특위

◇'장하성 동생 펀드’도 추가 조사

지난 24일 라임·옵티머스 등 지난 정권에서 불거졌지만 뿌리가 드러나지 않았던 사모펀드 사건 관련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한 금융감독원은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전면 재검사에도 나선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씨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던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판매한 사모펀드로, 이번 금감원 검사 결과 불법적인 펀드 돌려막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부터 기업은행 등 3개 은행과 9개 증권사에서 판매된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9년 2500억원 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켰다. 고수익 미국 개인 간 거래(P2P) 대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했지만, 만기가 다가온 펀드가 손실로 자금이 부족해지자 거짓 투자제안서로 신규 펀드 자금을 모집해 이 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는 게 금감원 검사 결과다. 금감원은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닌 ‘계약 취소’를 적용해 디스커버리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펀드 돌려막기 중에도 투자자들에게 정상 펀드인 것처럼 설명했거나 거짓 기재한 투자 제안서로 투자자를 속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환매 중단 사모펀드 5조…2조6000억은 아직 해결 안 돼

금감원이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라임·옵티머스를 포함해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총 5조159억원에 달한다. 아직 금감원에서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것만 1000여 건이 넘고, 투자자들이 현재까지 돌려받은 배상액은 총 피해액의 47.5%인 2조3838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