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등 금융권 직원들의 대규모 횡령 등 비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롯데카드 직원들이 100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카드 직원의 비위에 대해 현장 검사를 실시해 롯데카드 직원 2명과 협력업체 대표 등 총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카드 마케팅팀 팀장과 직원은 지난 2020년 카드 프로모션 업체 A사와 제휴 계약을 맺고, 이후 약 3년간 A사에 105억원을 지급했다. 프로모션 업체는 일정한 실적을 충족한 카드 고객에게 상품권이나 호텔 회원권 등 각종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그런데 A사는 페이퍼 컴퍼니 등을 통해 이들 직원 2명에게 105억원 중 66억원을 다시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일종의 리베이트를 준 것이다. 직원들은 이 돈을 부동산 투자와 차량 구입 등에 썼다. 나머지 39억원 가운데에서도 상당 부분은 계약 이행이 아닌 엉뚱한 곳에 쓰였을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이들이 A사와 맺은 계약은 내용도 이례적이었다. 통상적으로 프로모션 회사는 고객에게 상품권 등 혜택을 실제로 제공한 기록에 따라 카드사로부터 돈을 받는다. 그런데 A사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회원 전부에 대해 1만6000원씩을 선(先)지급 형태로 받았다. 또 계약서상 향후 프로모션 계획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으로 매우 추상적이었다. 직원들이 부실 계약을 체결해 준 대가로 뒷돈을 받은 정황인 것이다.
이번 배임 비리는 지난달쯤 관련 제보를 받은 롯데카드가 자체 조사를 벌이며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카드로부터 보고를 받은 금감원이 현장 검사에 들어가 구체적인 혐의를 포착했다.
이달 들어 금융권 직원들의 금융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고객 계좌 1000여 개를 무단 개설한 정황이 포착됐고, 9일엔 KB국민은행 직원·가족들이 주식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총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 적발됐다. 앞서 2일엔 경남은행 부장급 직원이 7년 동안 회삿돈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