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을 듣고 미국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보인 반응. 리엄스 교수는 인종·성별·계급 분야의 전문가로, 현재 관련 법을 연구하는 워크라이프법률센터 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EBS

최근 미국의 한 교수가 한국의 합계출산율 수치를 듣고는 머리를 부여잡고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고 말한 것이 소셜 미디어 상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 컨텐츠)으로 만들어져 화제가 됐다. 그가 봤던 숫자는 작년 합계출산율인 0.78명이다.

그런데 올해 2분기(4~6월) 합계출산율은 더 떨어진 0.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고쳐 써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올 하반기 출생률이 더 떨어질 경우 0.7명 선마저 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8명이다. 한국(당시 0.81명)은 38국 중 가장 낮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도 0.7명을 기록한 적이 있다. 이는 통계청이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연도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부터 봤을 때도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53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합계출산율은 현재 0.76명을 기록 중이다. 통상 출생아 수는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추세를 보인다. 작년에는 1분기 0.87명, 2분기 0.75명, 3분기 0.80명, 4분기 0.7명이었다. 올해 1분기 0.81명, 2분기 0.7명인 상황에서 3~4분기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질 경우 0.7명 선 유지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혼인도 줄고 있어 합계출산율 방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혼인 건수는 10만1704건으로 1년 전보다 9.2% 증가했다. 다만 1981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2021년(9만6263건), 2022년(9만3107건) 등 코로나 시기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약간 반등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혼인 건수가 소폭 반등한 것인데 전반적으로 혼인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했다.

올해 6월에 태어난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줄었다. 1981년 월간 통계를 작성한 이래 6월 기준으로는 가장 적다. 사망자 수는 2만6820명으로 1년 전보다 7.6% 증가했다. 한국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3개월째 자연감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