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넷플릭스는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이날부터 월 구독료를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기본 요금제(베이식)가 9.99달러에서 11.99달러(약 1만6200원)로, 최고가 요금제(프리미엄)는 19.99달러에서 22.99달러(3만1000원)로 올렸습니다. 1년여 만에 또다시 올린 것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한국은 일단 빠졌지만, 조만간 인상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주면서 OTT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특히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드라마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나갔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40%(작년 4분기)까지 늘었습니다. 2·3위인 아마존 프라임비디오(11%), 디즈니플러스(10.2%)와 비교해도 ‘압도적’ 1등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독과점 논란 등 시장 장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 지배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각국의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독식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겁니다. 또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100국에서 시행 중인 ‘계정(넷플릭스 아이디) 공유 금지’ 조치를 놓고도 논란이 많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넷플릭스가 OTT 시장에서 자신들을 대체할 경쟁자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취한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구독료 인상도 결국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콘텐츠 경쟁력뿐 아니라, 자유로운 계정 공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글로벌 1위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장악 후 수익을 올리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가격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논란 속에서도 넷플릭스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넷플릭스가 공개한 올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전 세계 가입자 수가 2억4715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분기 대비 876만명 늘어난 것으로, 3년여 만에 최대 증가치입니다. 넷플릭스는 요금 인상에 대해 “더 많은 TV프로그램과 영화를 추가하고, 새로운 제품·기능을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 이번 요금 인상이 ‘잡아둔 물고기’ 취급이 아닌 서비스 혁신을 위한 준비 작업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