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뉴스1

봉지 한 팩에 핫도그 다섯 개가 들어 있던 게 딸랑 네 개로 줄었다. 소비자물가는 유지될까, 오를까?

고물가에 편승해 기업이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세계 각국서 횡행하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는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밀지만, 통계청 소비자물가 조사에서는 이런 식품 가공 업체들의 ‘꼼수’ 역시 가격 인상으로 잡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테면 같은 가격에 ‘꼬깔콘’ 한 봉지 용량이 72g에서 67g으로 줄고, ‘카스타드’ 한 상자에 담긴 과자가 12개에서 10개로 줄면 이 역시 가격이 올랐다고 보는 것이다.

통계청은 458품목을 조사해 매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공업 제품은 단위 용량에 따라 가격을 조사하기 때문에 슈링크플레이션도 곧 가격이 오른 것으로 통계에 반영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개당 가격이 아닌 단위 용량 등 규격에 따라 가격을 조사하기 때문에 기업이 가격을 유지한 채로 용량을 줄여도 품목별 물가 지수는 오르게 된다”고 했다.

다만 외식 품목의 경우 업체가 꼼수를 부려도 물가 통계에서 잡아내기 어렵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산물, 가공식품과 달리 치킨, 피자 등 외식 품목은 소비자에게 실제 내놓는 용량을 조사하기 어렵다. 김밥 한 줄에 밥양이 몇 g인지, 우엉이 들어갔는지 빠졌는지 등을 낱낱이 살피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당 주인이 공깃밥 양을 줄여서 내놔도 가격 인상으로 잡히지는 않는다”고 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외식비 물가는 실제 통계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