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 원인과 시사점 - 시나리오별 중국인 관광객 규모 및 경제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월평균 1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단체 관광이 불가능했던 2017~2019년 평균(월 41만6000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연구원은 중국 체감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둔화했다고 봤다. 경기 판단의 선행지표인 중국의 제조업 PMI(구매자관리지수)는 지난 4월 50p를 밑돌면서 10월에도 49.5p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도 지난 9월 87.2p를 기록해 100p 밑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올해 中 관광객 월평균 14만명…사드 사태 때보다 적어
중국 관광객의 특징이 변화한 점도 꼽았다. 개별 여행 선호도가 높아지고, 방문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과거만큼 관광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30세 이하 비율은 올해 40.6%로 2015년 및 2019년 대비 약 4.8~5%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기준 30세 이하 방한 중국인의 평균 여행 지출 경비는 331달러로 다른 연령층 평균 경비(346달러)보다 적다.
엔화보다 원화가 강세인 점도 관광객 유치에는 마이너스다. 2019년 대비 2023년 원·위안 환율 상승률은 9.7%를 기록했다. 반면 엔·위안 환율 상승률은 24.3%에 달했다.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늘었다고 봤다. 한국의 여행지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내년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관광 수입은 시나리오별로 약 30억∼9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봤다. 작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0.5%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수준을 유지하면 34억달러 정도에 머무르지만, 한국 단체 관광 금지 조치 이전 수준까지 늘어난다면 89억달러까지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특성 변화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 마련과 국내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