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에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는 2021년 상반기에 가입된 상품이다. 상품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만기 때 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를 넘어야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H지수가 유지될 경우 원금의 절반가량을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상반기에 최저 1만339.99에서 최고 1만2228.63포인트 사이를 움직였다. 하지만 2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은 5550.90(13일 종가) 선까지 떨어졌다. 2021년 상반기에 비해 46~55% 하락한 것이다.
은행권의 H지수 ELS 계좌당 평균 판매 금액은 약 64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에 은행에서 H지수 ELS 상품을 산 고객은 한 사람당 최소 수천만원의 손실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퇴 후 생활 자금으로 목돈을 맡겼던 노년층 고객에게 특히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로는 내년 4월에 손실 발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 H지수 연계 ELS 가운데 내년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약 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내년 중 만기가 도래하는 전체 물량(13조4000억원)의 19%가 넘는 것이다.
월별 만기 도래액은 내년 1월 8000억원을 시작으로 2월(1조4000억원), 3월(1억6000억원)을 거쳐 4월에 최고점을 기록한 뒤, 5월(1조3000억원)과 6월(1조5000억원)에는 다소 줄어든다. 내년 상반기 도래액은 총 9조2000억원이고, 하반기는 4조2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