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택시나 택배 등 운수업에 뛰어든 고령층이 급증하면서, 60세 이상 자영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는 줄어드는 가운데 고령층 자영업자만 많아지고 있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2.14/뉴스1

15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전년의 199만8000명보다 7만5000명 늘어난 20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자영업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통계 시스템상 연령대별 분석이 시작된 2014년의 60세 이상 자영업자 144만1000명과 비교하면 9년 만에 44%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는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인 것과 대비된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02년 약 621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600만명 아래로 내려왔고,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550만명대까지 줄었다. 다만 최근 2년간(2021~2023년)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풀리는 등의 영향으로 소폭 늘어 작년 569만명을 기록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60세 이상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자영업자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의 35.5%에서 0.9%포인트 상승한 36.4%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8년의 28.4%보다는 8%포인트나 올랐다. 고용원이 있는지 여부로 나눠보면, 작년 60세 이상 자영업자 가운데 175만8000명(85%)은 고용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자영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나 홀로 사장’인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에서 최근 고령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운수·창고업에 종사하는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18년 19만500명에서 지난해 30만5800명으로 약 11만명 늘었다. 은퇴자들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개인택시나 화물차, 택배 운송 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고령자들이 다른 고령자를 돌보는 이른바 ‘노노(老老)케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자영업자가 늘어난 점도 고령 자영업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