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용 회장이 ‘봄이 왔다’고 말한 것은 계절적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을 빗대어 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에서 5개 분기 만에 70조원대를 회복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영업이익 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재용 회장은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으로 나온 이재용 회장은 취재진이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봄이 왔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다만 이번 출장 소회와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고 “아침부터 나와서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삼성전자에 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에 3만여개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자이스가 없으면 ASML도 없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이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후 이탈리아로 이동, 지난달 27일(현지시각)에는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이 교황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삼성전자 판매법인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