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 규모가 지난 1분기(1~3월)에 1조원을 넘어섰다.

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액은 올 1분기 말 기준 1조35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9870억원)보다 3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이 314조6860억원에서 322조3690억원으로 2.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연체 증가세가 가파르다. 연체율은 0.31%에서 0.42%로 올랐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거액 여신을 중심으로 연체가 빠르게 늘면서 전체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부실 채권 매각과 상각을 늘리고 있는데도, 연체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이 지난해 1분기 말 1930억원에서 1년 새 3460억원으로 7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연체액은 1730억원에서 2640억원으로 52.6% 늘었다. 신한은행은 연체액이 2150억원에서 2660억원으로 23.7% 늘었고, 우리은행은 1650억원에서 2030억원으로 23% 증가했으며, 하나은행은 2410억원에서 2770억원으로 14.9% 늘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높은 대출 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