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이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최근 반도체 경기 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챗 GPT 3.5개발과 함께 AI 붐이 일며 세계 반도체 경기가 작년 초를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AI 학습에 단순 반복연산에 강점이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요해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상승세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반도체 수요는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서버, 모바일, PC 등 여러 부문에서 확대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은 상대적으로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AI서버 부문은 AI 붐에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경쟁이 심화되며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경쟁업체인 AMD가 최근 AI 반도체를 출시했고, 구글과 메타 등 서비스 중심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일반서버는 기존 설비가 노후화되고 그간 투자가 부족해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모바일과 PC도 AI 기능 도입으로 관련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보고서는 공급 측면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제품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HBM은 높은 생산 난이도 때문에 다른 메모리보다 수율이 낮은 수준이다. 또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소수의 메모리 기업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들 점유율보다 수익성 확보를 중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공급을 낮추는 요인이다.
한은은 “이러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상승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흐름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건설 투자, 데이터센터 건설투자 등도 국내 경기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