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 코리아 상장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일 열린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의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백종원 대표이사가 빨간 재킷과 빨간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백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주가 상승세를 의미하는 빨간 넥타이를 매고 빨간 재킷을 걸친 채 대형 북을 두드렸다. 이 재킷은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약진을 기원하며 상장식 이벤트로 대표이사들의 치수를 미리 잰 뒤 빨간 재킷을 선물해오고 있다. 코스피 뿐만 아니라 코스닥, 코넥스 상징식 때도 이 재킷을 전달한다. 원래 행사 당일 빨간 재킷을 빌려주는 방식이었으나, 상장사 대표들의 반응이 좋자 2021년부터 선물해왔다. 가슴 부근에는 곰을 들이받는 황소상 자수가 새겨져 있다. 주식 시장에선 약세장을 곰에 빗대 베어마켓(bear market)으로, 상승장을 황소에 비유해 불마켓(Bull market)이라고 부른다. 빨간 넥타이는 백 대표가 미리 매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이날 “상장 기념식이 잔치라기보다는 일종의 면허증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며 “외식업을 시작한 계기가 한식을 해외 어디서든 맛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해외의 큰 기업들과 계약할 때마다 힘들었던 건 ‘너희 회사 믿을만하냐’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장은 일종의 자격증 같은 것으로 한식을 알릴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꿈은 더본코리아의 주식을 국민 모두가 한 주씩 갖고 주주가 돼서 한식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더본코리아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뉴스1
백종원·강석원 더본코리아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더본코리아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는 20여 명이 임직원들이 한 카메라에 담길 수 있도록 맨 앞줄에 쪼그려 앉았다. 이어 백 대표는 한국거래소 직원들과도 개별적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백 대표와 사진을 찍기 위해 거래소 직원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 9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백 대표는 1993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원조쌈밥집’을 열고 이듬해인 1994년 더본코리아를 설립하며 외식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백 대표는 외환위기 당시 17억원에 달하는 빚이 생겨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홍콩으로 떠났으나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회복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채권자에게 무릎을 꿇고 “기회를 준다면 빚을 꼭 갚겠다”고 약속했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등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HMR·가공식품·소스 등 유통사업 ▲제주도 더본호텔 통한 호텔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현재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2917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포를 운영 중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첫날인 지난 6일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18%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본코리아는 공모가보다 높은 4만6350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오전 중 한때 89% 넘게 오르기도 했다. 7일 오전 11시 31분 기준 2.14%(1100원) 상승한 5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