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지난달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3개월 연속 높아졌다. 반면 은행이 고객에게 지급한 예금 금리는 소폭 낮아졌다. 이에 은행 주 수입원인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가 커져, 올 1월 이후 가장 확대된 수준을 기록했다. 관치 금리가 은행들의 배를 불리는 상황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 은행의 10월 가계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연 4.55%로 전월(연 4.23%)보다 0.32%포인트 올랐다. 10월 대출 금리 상승 폭은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크다.
가계 대출 중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연 3.74%에서 연 4.05%로 0.31%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주택 담보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06%포인트 올랐기 때문에, 은행들 금리도 여기 맞춰 0.06%포인트 정도 오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가계 대출을 억제하라는 금융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0.25%포인트 붙여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지난달 주택 담보대출로 1억원을 빌린 대출자들은 연간 25만원의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은행들의 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37%로 9월(연 3.40%)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앞다퉈 내리고 있다.
은행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30%포인트로 전월(1.22%p)보다 0.08%포인트 커졌다. 올해 1월(1.37%포인트)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금리 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대출 금리는 내리는 게 조금 반영이 덜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은행들과 얘기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좀 빨리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협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