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위 수여식을 마친 졸업생이 취업 정보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올해 3분기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 중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실업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맞지 않는 ‘일자리 미스 매치’와 경기 악화로 청년층 일자리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일 한은이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올해 3분기 기준 ‘쉬었음’을 택한 청년은 42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33만6000명)보다 25.4% 늘어났다. 올해 3분기 청년층 실업자(21만7000명)보다 그냥 쉰 청년층이 더 많은 것이다. 쉬었음은 육아, 취업 준비, 심신 장애 등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서, 일을 하고 있는 취업 상태도, 그렇다고 구직 활동 중인 실업 상태도 아닌 사람들을 뜻한다. 쉬었음을 택했지만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통계청이 분류하는 ‘광의의 실업자’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취업 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층 21만명을 따로 추려내 일을 그만둔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청년층이 14만명으로 비자발적 중단(7만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경우는 일자리 미스 매치 등 구조적 영향이 컸다. 청년층 고용의 질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핵심 연령층(35~59세)의 고용의 질은 이전보다 좋아졌다.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청년층 하향 취업률’도 꾸준히 상승해 최근에는 20%를 넘겼다.

비자발적으로 그만둔 경우는 구조적 문제 외에도 경기 부진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핵심 연령층의 고용률이 꾸준히 느는 데 반해 청년층 고용률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길어지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NEET·일하지 않거나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년 미만 단기 쉬었음 인구가 늘면, 3분기 정도가 지난 후 1년 이상 장기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쉬었음 상태가 길어질수록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과 취업률도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