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0일 부서장급(국·실장) 75명 가운데 금융시장안정국장을 제외한 74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36명은 새로 승진하는 인사로 채우고, 현재 부서장 가운데 32명은 평사원으로 강등시켜 물갈이 했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데, 임기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 같은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한 데 대해 금융권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 따라 현재 공채 1기(2000년 입사)가 주축인 부서장은 공채 2~4기(2001년~2003년 입사)로 채워졌다. 나이도 1970년대 초반생에서 1974∼1975년생으로 젊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 대응하기 위한 차원의 인사 배치”라고 했다.
이와 함께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전자금융업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IT 관련 부서를 모아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키고 책임자를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또 대부업·채권추심업 등에 대한 감독·검사를 전담하는 서민금융보호국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로 인해 이복현 금감원장의 친정 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