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생인 이른바 ‘X세대’는 부모·자식 부양에 10명 중 6명이 아직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가족을 챙기는 정도는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16일 우리금융지주의 ‘2024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970~1979년생인 X세대 중 현재 노후 준비를 한다는 비율은 39%에 그쳤다. 이는 X세대보다 앞선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9년생)의 노후 준비율(53%)보다 14%포인트나 낮다. 우리금융이 전국의 만 20~69세 1만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X세대의 85%는 부모나 자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43%는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한다고 했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60%만이 부모나 자식을 부양한다고 했고, 부모·자녀 모두 지원한다는 비율도 21%에 그쳤다. 보고서는 “부모·자녀 모두 경제적 도움을 원하다 보니 정작 자신 노후는 소홀히 하는 상황”이라며 “X세대는 샌드위치 세대”라고 했다.

그런데도 X세대의 자녀와 가족 사랑은 남달랐다. 재산을 물려주기 시작할 적당한 나이를 묻는 질문에 X세대의 19%는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부터’라고 답했다. 베이비붐 세대(9%)보다 10% 포인트 높다. 자녀 명의 금융 상품 저축률도 X세대는 47%로 베이비붐 세대(20%)보다 훨씬 높았다.

또 X세대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족에 대한 애착은 가장 강했다. 자기 자신과 가족 사이에 중요도를 묻는 조사에서 X세대의 57%는 가족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56%), 1980년생~1994년생인 M세대(45%), 1995년생~2004년생인 Z세대(30%)보다 높다.

이 밖에 직장에서 자신을 ‘꼰대’라고 생각하는 데 동의하는지에 X세대 55%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역시 베이비붐 세대(54%), M세대(48%), Z세대(37%)보다 높다.

보고서는 “X세대는 1990년대 당시 기성세대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젊은 세대로 떠올랐다”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니어 세대가 주목받고,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에 관심이 쏠리면서 존재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