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퇴직직원 동우회가 26년 만에 통합된다. 1999년 한일·상업은행이 통합해 우리은행이 출범한 이후 두 은행 출신 퇴직자들은 지금까지 각각 동우회를 운영해왔는데, 해산하고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동우회 통합 추진 양해각서(MOU)를 맺고 빠른 시일 내에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두 은행의 동우회는 퇴직직원들의 자율적 모임으로 회원 간 친목과 상호부조를 도모하기 위해 1970년대에 설립돼 왔다. 2002년 우리은행으로 통합된 이후에도 지점장급 이상 직원 가운데 자신들 출신 인사에게 연락해 가입비를 받고 회원으로 등록시키는 형태로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상업·한일의 계파문화 때문에 발전이 지체되고,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동우회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러다 경제 관료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지난 2023년 3월 취임하면서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계파 해체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직접 역대 은행장들을 접촉해 동우회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로 은행장들도 우리은행이 고객 신뢰를 되찾고 재도약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퇴직 선배들이 솔선수범하겠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장은 누가 맡을 지, 어떤 식으로 선출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통합 작업을 하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계파 청산을 위한 또다른 방안으로 현재 금융지주 내 모든 인사 자료에서 출신 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