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 보유액이 연말 기준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환율 방어로 전달보다 외환 보유액이 줄었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달 대비로는 소폭 늘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 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은 4156억달러로 집계됐다. 연말 기준으로 2019년(4088억2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또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다만, 12월 말 외환 보유액은 전달보다는 2억1000만달러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초 달러당 1400원 수준이던 원화 환율은 달러 강세와 국내 정치 불안으로 1470원대까지 뛰었다. 이 때문에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 보유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외환 보유액은 오히려 늘었다. 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환율 수준을 낮추는 대신 변동성을 줄이는 목적의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도 “계엄 사태 후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했다”고 했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분기 말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회계 목적으로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이고자 한은에 외화 예수금을 예치하고, 이달 외화 자산 운용을 통해 얻은 수익이 다른 달에 비해 컸던 것도 외환 보유액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 거래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3원 오른 1469.7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엔화, 위안화 약세 흐름에 동조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4원대까지 올랐으나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700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하는 등의 영향으로 약세 폭이 축소됐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109대보다는 소폭 내린 108 후반대에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