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전통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신기술로 ‘CES 2025′에서 주목받은 기업들이 있다.
농기계 부문 세계 1위인 미국 ‘존디어’는 이번 CES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한 트랙터와 덤프트럭 등을 공개했다. 트랙터에 부착된 카메라 16개로 밭을 360도 둘러볼 수 있고, AI가 나무와 주변 장애물 등을 정확히 구별한다.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로 AI는 밭갈이 깊이를 더욱 정밀하게 계산한다. 과수원용 트랙터는 미리 입력된 경로뿐 아니라 AI가 실시간으로 경로를 최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존디어 측은 “숙련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농업과 건설 분야에 도움이 될 기술”이라고 밝혔다.
국내 1위 농기계 기업 ‘대동’도 AI 식물 재배기 등 신기술을 선보였다. AI가 내장된 카메라가 씨앗을 인식해 식물별 온도·습도·조도·배양액 등의 재배 환경을 제어한다. 또한 생육 상태를 분석해 수확 시기도 예측할 수 있다. 대동은 향후 삼성전자와 협력해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 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연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손쉽게 맞춤형 식물을 키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주춤했던 카메라 회사도 AI를 들고나왔다. 일본 카메라 기업 니콘은 자율 주행과 우주 등 첨단 분야에 활용될 제품을 내놨다. AI가 도로 정보를 인식하고, 기존 카메라 대비 넓은 범위를 비추는 자율 주행차용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에 사용될 카메라 ‘Z 시리즈’도 공개됐다. 이물질이 많고 온도 변화가 극심한 우주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일본 자동차 회사 스즈키는 올해 처음 CES에 참가해 로봇 구동 장치 ‘마이크로 e-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였다. 바퀴와 지지대가 결합된 형태로, 여기에 목적별로 각각의 기계를 결합하면 건설·물류·제설 등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스즈키는 올해 들어서야 첫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첨단 산업으로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첨단화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CES 특별취재팀
변희원 팀장, 윤진호 기자, 오로라 기자, 이영관 기자, 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