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글로벌 선진국들이 출산율 저하로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어,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 시간을 늘리거나, 노동시장 참여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진 한국은 주당 3.4시간 더 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15일 ‘인구 통계의 진실’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들이 1997~2023년의 성장률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려면 생산성 증가율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고령화할수록 국가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인구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유럽, 동북아, 중국 등 10국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이 2050년까지 인구 1인당 2.2시간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는 1인당 GDP 성장률을 연평균 0.4%씩 갉아먹는다. 고령화 영향을 그대로 두면 지금과 같은 경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지금부터 2050년까지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맥킨지는 영국·독일·일본·중국 등 노령화 10국의 국민 1인당 근로시간을 주당 평균 2.2시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 중 한국은 주당 3.4시간을 더 일해야 해, 스페인(4.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더 많은 시간 일해야만 성장세가 유지되는 국가로 꼽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8.8시간이다.
맥킨지는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 중 고령 인구가 노동시장에 남는 비율, 즉 ‘근로 수명’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동시장 참여율(26%)이 프랑스(4%) 등을 앞서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1997년 이후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1.1%)이 서유럽(0.8%)을 앞설 수 있던 요인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맥킨지는 일본 방식도 한계는 있다고 봤다. 일본의 경우 25~64세는 주당 평균 30시간을 일하지만, 65세 이상은 7시간 일하는 것으로 집계돼 결국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간 감소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