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녹색금융을 위한 중앙은행·금융감독기구 간 글로벌 협의체인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탈퇴한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기후변화 정책에 회의적인 트럼프의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내려진 결정이다. 미국에선 정부 기관,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ESG(환경,사회 지배구조) 관련 협의체, 프로그램에서 탈퇴하고 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NGFS의 활동 범위가 점차 확장돼 연준의 법적 권한을 벗어나는 광범위한 사안들을 다뤄왔다”라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NGFS는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의 기후변화 리스크 관련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2월 설립된 국제 협의체다. NGFS에는 세계 90국 144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도 지난 2019년 가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지난 9일 ‘넷제로(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월가 주요 은행과 금융 기관들도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기후대응 조직에서 잇따라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이번 NGFS 탈퇴 결정은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매파적(통화 정책 긴축 선호) 행보를 예고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과 트럼프 사이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문들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지도부 물갈이를 위해 후임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 직접 지명했던 파월 의장은 이후 금리 정책 등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마찰을 빚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