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아마존 뷰티 전체 매출 1위에 오른 ‘바이오던스 마스크팩’/그래픽=송윤혜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02억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이 됐다. 특히 미국에서는 화장품 전통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한국 브랜드 ‘바이오던스’는 작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아마존 뷰티 전체에서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픽=송윤혜

올해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올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 조사에서 화장품이 포함된 생활용품의 수출 상담·계약의 전망지수는 140.3으로 기준점인 100을 크게 상회했다. 낙관적인 분위기라는 뜻이다.

최근 본지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는 K뷰티 산업의 약진 비결에 대한 콘텐츠를 기획했다. 신한자산운용 ETF 상품전략팀 남아란 매니저와 함께 아시아를 넘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K뷰티 산업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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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시작된 韓 인디 화장품 열풍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어떤 제품이 유행하면 중동이나 아프리카,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도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다. 아마존 톱100에 진입한 한국 K뷰티 제품도 많아졌는데, 아마존이라는 미국 최대 이커머스 채널에서의 성공은 오프라인 채널로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으로의 성장 여력이 크다는 뜻인가?

“그렇다. 미국은 오프라인 비율이 70%인 시장이다. K뷰티의 오프라인 확장이 본격화하면 그 수익성은 지금보다 훨씬 클 것이다.”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비결은?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도 주목받게 됐다. 두 번째는 코로나 이후 미국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온라인 채널 선호 현상, 가성비 화장품에 대한 선호 현상을 꼽을 수 있다. K뷰티의 밸류 체인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제품 개발과 생산 단계에선 글로벌 톱티어 ODM(연구·개발·생산)인 코스맥스·한국콜마가 지원 사격하고, 유통 단계로 넘어오면 실리콘투 같은 기업이 마케팅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전후방에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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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해야”

-한국 화장품 기업 중 성장 모멘텀이 큰 곳들이 궁금하다.

“현재 미국 아마존 뷰티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K뷰티 기업들을 보면 아누아, 코스알엑스, 티르티르, 조선미녀 등 대부분 인디 브랜드다. 대형 브랜드는 주력 시장을 변경하려면 유통망 조정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인디 브랜드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우리 대형 브랜드들도 중국 비율을 축소하고는 있으나 아직 높은 수준이고, 중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인디 브랜드만큼 성장 모멘텀이 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인디 브랜드는 처음부터 온라인에서부터 시작한, 온라인 특화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진출할 때 굉장한 강점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인디 뷰티 브랜드 중엔 비상장사도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투자 전략을 가져가면 좋은가.

“특정 브랜드가 아닌 K뷰티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인디 브랜드 성장 국면에서는 생산과 유통 파트너의 영향력이 함께 확대되기 때문이다. 인디 브랜드들은 자체 생산 시설과 유통망을 구축하지 않고,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인디 뷰티 브랜드들의 성장 폭이 가팔라지면서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대표 ODM사 영업이익률이 3년 연속 상승 추세다. 따라서 각 단계별 대표 회사를 골고루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 정책에 따라 K뷰티 수출이 정체되지는 않을까?

“관세 우려는 크지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은 미국 수출 시 유통 벤더를 통하는데 관세는 유통 벤더에 공급하는 가격인 도매가에 부과된다. 도매가가 리테일 가격의 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도매가에 10% 정도 관세가 부과되어도 타격이 크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K뷰티는 미국 외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