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단기 근로자’ 비율이 10년 새 2배로 늘어나 전체 근로자의 30%를 넘어섰다. 이들은 일시적 일이란 의미의 긱(Gig)과 노동자(Worker)를 합친 ‘긱 워커’로 불리기도 한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근로자는 881만명으로 전체 근로자(2857만6000명)의 30.8%를 차지했다. 1963년 고용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10년 전인 2014년(15.4%)과 비교하면 단기 근로자 비율은 2배가 됐다.
우선 수년간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고 남은 시간을 구직 활동에 전념하는 취업 장수생들이 늘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쪼개기 고용’이 만연해진 것도 영향을 줬다. 현행법상 주 15시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하루 치 급여를 ‘주휴 수당’으로 줘야 하는데, 최저임금이 오르자 주휴 수당을 주지 않으려 주 14시간 이하로만 고용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 14시간 이하로 일하는 ‘초단기 근로자’는 174만2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6%에 달했다.
노인 일자리 상당수가 단기 일자리인 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노인 일자리 사업 중 63.5%는 근로시간이 주당 15시간 남짓인 ‘공익형’ 일자리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하는 시간 자체가 주는 추세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려는 이들이 느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 따른 구조적 ‘착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취업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으니 ‘이 정도만 일해도 좋다’는 식으로 일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처우가 낮은 단기 근로자 비율이 느는 건 일자리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