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서울 중구 명동 중심의 음식점이 손님을 위한 테이블을 준비한 채 대기중인 모습. /연합뉴스

작년 물품 소비에 해당하는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2.2% 줄어들면서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라앉은 내수 경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생산 중 내수용으로 출하된 규모도 전년 대비 2% 줄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체 산업 생산은 재작년보다 1.7% 증가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4.1%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이 1.4% 증가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 중 수출용으로 출하된 규모가 전년 대비 4%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생산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면 내수용으로 출하된 규모는 2% 줄었는데, 2023년(-0.9%)에 이어 2년째 감소한 모습이다.

소매 판매 감소는 지난 2022년(-0.3%)과 2023년(-1.5%)에 이어 3년 연속이다. 이는 지난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감소 폭은 지난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크다. 의복 등 준내구재(-3.7%)와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가 일제히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연중 소매 판매는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건설 공사를 진행한 실적을 뜻하는 건설 기성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는데, 지난 2021년(-6.7%)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건설 수주는 7.2% 증가하면서, 2023년(-18.5%)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 9월(-0.4%)부터 시작된 감소세가 4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4.4% 늘었는데, 특히 반도체(5.6%)와 자동차(10.7%) 등 주요 수출 품목 생산이 늘었다.

다만 지난달 소매 판매는 0.6% 감소하면서 부진을 이어갔다. 소매 판매는 지난 9월(-0.3%)부터 4개월째 감소 혹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승용차 판매가 9.1% 감소했고,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도 0.6%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등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9.9% 증가했고, 건설 기성도 건축 실적이 개선되면서 1.3% 늘었다. 다만 건설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는데, 사무실·점포 수주가 32% 감소한 모습이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기준 97.6으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