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장기화한 경기 부진의 여파가 경제 후행 지표인 고용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787만8000명으로 1년 전 대비 13만5000명 늘었다. 새해 초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 개시로 보건·사회복지, 공공행정 등 분야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5만6000명 줄어든 43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월 기준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최저치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수출 부진 여파로 2023년 들어 11월까지 감소하다가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그해 12월부터 작년 6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건설·도소매 중심의 경기 부진이 철강·화학·소비재 등 제조업으로도 번지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도 작년 7월부터 일곱 달째 감소했다.
내수 업종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달 도소매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1000명 줄어든 318만3000명으로,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1월 기준 역대 최저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새 16만9000명이나 줄어, 2013년 이후 모든 월 기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부진 장기화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고용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한 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작년(15만9000명)보다 6만명 가까이 적은 10만명에 그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코로나 유행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