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25% 관세의 대부분을 다음 달 2일까지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관세 유예 조치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4일 두 나라에 25% 관세를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미국 자동차 업체 피해가 심각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 나오자, 하루 만에 자동차 관세를 한 달 유예하겠다고 했고, 다음 날엔 관세 대부분을 한 달 유예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4일에도 캐나다·멕시코에 예고했던 관세 부과를 한 달 늦춘 바 있다.

자고 나면 바뀌는 트럼프 정책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평균은 0.99%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1.78%, 2.61%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관세가 유예됐음에도 이 같은 조치가 시장을 안심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혼란과 피로감을 키워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고 했다. 계속 바뀌는 정책에 투자자들과 시장이 피로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책은) 자고 나면 골대가 바뀐다”는 비난도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시장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비판적인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는 경제를 장난감 취급하고 있고, 시장은 대통령의 변덕에 따라 요동친다”고 썼다.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갈수록 신뢰를 잃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가상 화폐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의 가상 화폐를 전략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서명 직후 전날보다 5% 넘게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정부가 가상 화폐를 추가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CNN 등은 “당초 시장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매입해 가격 상승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그런 내용이 빠지자 투자자들이 빠져나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