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로 배우자 상속세가 폐지되면 재산 상속 관행이 ‘선(先) 배우자 상속, 후(後) 자녀 상속’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노부모와 자녀 간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상속을 받을 때까지 노부모를 적극적으로 돌보는 효자·효녀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상속 문화에서는 배우자와 자녀들끼리 재산을 나눠 상속받는 경우가 많다. 재산을 가족 내 누군가에게 몰아주는 것보다 배우자와 자녀들 사이에 나누면 각자의 상속분에 대해 개별적으로 배우자 공제(최소 5억원~최대 30억원)나 자녀 공제를 받을 수 있어 과세 표준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세율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자 상속세가 폐지되면 배우자에게 재산 전액을 상속해 세 부담을 없애는 게 유리하다. 절세만을 생각한다면 자녀보다 배우자에게 우선 상속하는 게 이득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녀들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2차 상속을 해줄 배우자를 더 보살피게 되고, 배우자와 자녀 간 법정 분쟁도 피하려 들 수 있다. 한승미 법무법인 승원 변호사는 “고액 자산가들은 절세를 위해 배우자에게 재산을 전부 준 뒤 이후에 자녀가 받는 구조로 상속 문화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상속 사건을 다룰 때도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분을 자녀보다 더 인정해주는 측면이 있기도 하다. 고령화 시대에 배우자의 노후에 대해 자녀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우자 상속세가 폐지되더라도 배우자에게 모든 재산이 상속되지 않을 수도 있고 배우자와 자녀 간 분쟁도 여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태현 법무법인 천명 변호사는 “재산을 상속받은 배우자가 여러 자녀 중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물려줘 자녀들 간에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차라리 나눠 상속하는 게 가족의 평화를 위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자녀들이 당장 상속 재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정 상속분만큼 본인의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