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1만 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쏟아낸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8만 달러선도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가상화폐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은 8만3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7% 가량 내린 수치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6만달러에서 10만9000달러까지 급등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그 기세가 크게 꺾였다. 또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 자산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말 7만8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의 가상 자산 비축은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격상시킬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5개의 코인을 전략 비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지난달 28일 7만8000달러 선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9만4000달러 선으로 수직 상승했고, 이더리움도 하루 전보다 13% 오른 2500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다음날부터 다시 하락세를 탔다. 특히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7일에는 비트코인 정상회의라고 불린 ‘디지털 자산 서밋’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예고했음에도 하락세를 반등시키지는 못했다.
비트코인의 이 같은 하락의 배경에는 비트코인에 관한 각종 정책 보다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상대국의 보복관세 부과 등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중국 정부에 총 20% 보편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주요 미국 농산물 수입품에 최고 15% 관세를 부과하고 15개 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조치를 내놓았다.
그러자 미국의 수출이 위축되고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미국 내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각종 정책 호재가 등장해도 전체적으로는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케이힐 두로 랩스 최고경영자는 “거시경제 상황으로 인해 비트코인 전략적 보유고가 코인 시장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코인 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낙관론과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