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 가계 대출이 지난달 4조원 넘게 늘었다.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동향’에서 2월 금융권 가계 대출 잔액이 1672조원으로 전달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금융권 가계 대출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올 1월 10개월 만에 감소(-9000억원)했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주택 거래도 다시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5조원 늘었다. 이는 전달 증가 폭(3조2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더 커진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오름폭이 커지고 거래량도 늘어난 데다 신학기 수요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3월에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 대출 상환이 늘어나고, 신학기 수요도 줄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며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6000억원 줄었다. 1월(-4조1000억원) 감소 폭과 비교하면 크게 축소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월에는 설 상여금을 받아 대출을 상환했지만, 2월에는 그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가계 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힘입어 3조3000억원 증가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가계 대출도 1조원 늘었다. 2금융권 중 특히 상호금융권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증가 폭(8000억원)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