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서 국산 암컷 대게를 일본산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한 유통 업체가 정부 단속 결과 적발됐다. 멀쩡한 국산 대게를 왜 일본산이라며 판 것일까? 국산 암컷 대게는 포획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일본산 암컷 대게는 수입할 수 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3일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국산 암컷 대게 불법 유통과 관련한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국산 암컷 대게를 일본산으로 둔갑시켜 온라인으로 유통하던 A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적발 당시 창고에 국산 암컷 대게 159마리를 쌓아두고 있었다.
현행법상 국산 암컷 대게는 포획, 유통, 판매가 전면 금지돼 있다. 암컷 대게를 무분별하게 잡아들였다가 자칫 씨가 마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홋카이도에서 잡히는 암컷 대게에 대해서는 수입이 열려 있다. 국산과 일본 홋카이도산 대게는 품종이 서로 다르다. 국산 대게는 오필리오종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인기가 많은 고급 품종이다. 일본에서도 오필리오종 암컷 대게는 포획을 일부 금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 홋카이도산 대게는 베어다이종으로, 게살이 적어 일본에서도 인기가 그다지 많지 않은 탓에 이 품종에 대해 암컷 대게를 포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 홋카이도산 베어다이종 암컷 대게의 국내 수입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베어다이종 어획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한국으로도 수출할 필요성이 생겼던 것이다. 일본산 암컷 대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알을 품은 대게’라는 홍보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수입량이 늘었다. 그러자 국산 암컷 대게까지 잡아서 ‘일본산’으로 속여 팔 유인이 생긴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산 암컷 대게를 몰래 잡는 이들이 늘어나면 국산 대게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국산 대게 가격이 치솟게 된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통 이력을 관리하는 수입 수산물 대상 품목에 일본산 암컷 대게를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본산 암컷 대게도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제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