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월정교 모형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3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7년 전인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양양공항으로 입국하는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비자 발급을 면제해준 적은 있지만, 입국 경로 등을 따지지 않고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대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열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방한관광 시장 글로벌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방한 관광객 10명이 국민 한 사람의 1년간 소비액에 맞먹는 돈을 쓰기 때문에, 관광 산업은 내수 경기를 살릴 묘안 중 하나로 꼽힌다. 최 대행은 “방한 관광 다변화 전략으로 관광 수출 성장을 도모하고 내수를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방한 관광객 185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중국인 관광객은 536만명을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우선 다음 달 중에 중국 단체관광을 전담할 여행사를 지정하는 등 구체적인 무비자 입국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주도만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번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 면제는 중국 측에서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대한 ‘상호적’ 조치이기도 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전 세계 20개 도시에서 방한 관광을 홍보하는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4~6월 ‘코리아듀티프리페스타’와 6~7월 ‘코리아뷰티페스티벌’ 등 각종 관광 이벤트들을 연다는 방침이다.

또한 방한 관광 트렌드가 명소 중심 관광에서 체험 중심 관광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방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나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인바운드 원스톱’ 상담 창구도 5월부터 신설하기로 했다. 또 스페인과 캐나다, UAE 등 3곳에서 열리는 한류 박람회에서도 방한 관광 홍보 부스를 새로 열기로 했다.

이날 정부는 방한 관광객 상당수가 K컬쳐를 접하고서 한국을 찾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 드라마 촬영지 투어나 아이돌 방문 맛집 성지순례 등 체험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K뷰티 플래그십 투어와 K웨딩 촬영 패키지 상품 등 해외에서 관심이 높은 K산업과 관광을 연계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한편, 이날 최 대행은 오는 10월 말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지역 관광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의 주간에 한국관광 홍보관을 운영하고, 정상회의 방문차 한국을 찾는 언론과 여행사 등 900명을 대상으로 ‘팸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오는 4월부터 열리는 오사카 엑스포와 연계해, 뉴욕-오사카 항공편 구매자 대상으로 오사카-인천 왕복 항공편을 할인해주는 등 관광객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