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작년 저축은행 연체율이 8%를 넘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손실액은 4000억원에 육박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손실이 총 3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5758억원 순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저축은행들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흑자였다가, 부동산 경기 둔화로 기업 대출 등이 대폭 줄며 2023년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저축은행 업권의 총대출금은 97조8000억원가량으로 전년보다 6조2000여 억원(약 6%) 줄었다. 특히 기업 대출이 9조5000억원(16.1%)가량 줄며 대출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체율도 악화됐다.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9.2%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특히 기업 대출 연체율이 전년보다 5%포인트가량 오른 12.81%를 기록했다. 총대출금 중 부실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작년 말 기준 10.66%로 1년 새 3%포인트가량 올랐다. 자산 건전성 관련 지표가 대부분 악화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거래자 채무 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연체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에서는 아직 저축은행이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5.02%로 전년 말(14.35%)보다 올랐고, 법정 규제 비율 7~8%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을 포함한 상호금융조합도 작년 1조5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2조38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연체율은 4.54%로 전년 말(2.97%)보다 1.57%포인트 뛰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작년 당기순손실이 1조7382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총대출 규모는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