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등 25억달러(약 3조6600억원)를 투자한다. 경영진 구금 등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중국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1일 중국 베이징에 25억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전략 R&D 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상하이에 이어 중국 내 두 번째 R&D 센터이자 세계적으로는 여섯 번째다. 또 중국 바이오 기업 3곳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 내 첫 백신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중국 투자는 사법 리스크를 풀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지사의 레온 왕 대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미허가 간암 신약 밀수 등 혐의로 구금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왕 대표를 직무 정지시키고 경영진을 개편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했고, 공안 조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대 450만달러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스캔들을 극복하고 중국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한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로 꼽힌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매출의 12%가 중국에서 나왔고, 중국 내 최대의 매출을 내는 외국 제약사다. 소리오 CEO 역시 최근 수년간 중국을 자주 방문하며, 중국 사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미국·유럽 빅파마들이 중국과 미국의 지정학적 긴장을 리스크로 간주해 중국 사업 확장을 주저했던 것과 대비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리오 CEO는 향후 며칠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