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빗썸 라이브센터 모습./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전·현직 임원 4명에게 임차 보증금 총 116억원에 달하는 고가 사택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해관계자 등과의 부당 거래에 대한 최근 금감원 검사 사례’를 발표했다.

초기 빗썸 대표이사를 지낸 A 고문은 자신이 분양받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주택을 빗썸이 사택으로 임차하는 것처럼 가장해 분양 주택 잔금 납부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택은 주로 임직원을 거주지에서 떨어진 곳으로 발령 낼 때 지원해주는 사내 복지 제도다.

금감원에 따르면 빗썸은 작년 12월 A 고문이 개인적으로 분양받은 주택을 전세로 임차하는 것처럼 가장해 보증금 11억원을 지급했다. 보통 사택은 회사가 세입자가 되는데, 이 경우 집주인이 그 회사의 임원이었다. A 고문은 이 돈으로 분양 대금을 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이는 ‘갭투자’를 회사가 도와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A 고문은 이 주택에 살지 않았다. 제3자에게 임대해 보증금 28억원을 수취했다. A 고문은 빗썸 초기 대표이사를 지낸 후 현재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조선일보DB

래미안 원베일리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순위 5위에 오른 곳이다. 234.85㎡의 공시가격이 110억9000만원이다. 다른 평수의 가격도 급격히 올랐다. 국민 평수로 일컫는 전용 84㎡ 실거래가는 작년 1월 38억원에서 12월에는 51억원까지 뛰었다.

이 사건은 금감원 조사를 통해 현재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로 넘어갔다. 남부지검은 20일 이와 관련 서울 역삼동 빗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6월 빗썸의 현직 임원 B씨는 임차 보증금 30억원을 지원하는 결정을 스스로 내린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빗썸의 사택 지원이 지원 한도나 기간, 보증금 회수 등에 관한 내규나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절차 없이 이뤄졌다고 봤다.

이와 관련 빗썸 측은 A 고문이 금감원 조사 직후 대부업체에 대출을 받아 아파트 구입에 썼던 자금을 전액 상환했다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 지적에 따라 사택 지원 제도를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자체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