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적고 대출이 많은 취약 자영업자가 1년간 3만명 넘게 늘어나 40만명을 넘겼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 중 여러 곳에서 빚이 있으면서 저소득자이거나 저신용자인 취약 자영업자는 작년 말 기준 4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3.7%에 달한다. 작년에 비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는 2만2000명이 줄었지만, 저소득(2만1000명), 저신용(4만7000명) 차주가 증가한 영향이다. 취약 자영업자는 2021년 말 28만1000명, 2022년 말 33만8000명, 2023년 말 39만6000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들이 빌린 금액도 작년 말 125조4000억원으로 전년(115조7000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빚이 있는 자영업자 중 연체한 사람들의 수도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1.67%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장기 평균(2012~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높은 대출 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로 자영업자들이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졌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날 보고서에는 지방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부채를 갚을 능력이 부족한 취약 가구가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담겼다. 빚이 있는 가구 중 소득 대비 갚아야 하는 빚을 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고위험 가구’ 비율이 작년 말 지방과 수도권에서 각각 5.4%, 4.3%로 추정된다. 지금 추세로 집값과 금리가 변한다면 올해 말 이 차이가 1.6%포인트로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