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 /tvN, 이삭토스트

국내 1위 토스트 브랜드 이삭토스트의 김하경 대표가 3평짜리 가게에서 전국 900여 매장을 가진 프랜차이즈 사업가가 된 비결을 밝혔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우리 모두가 같이 잘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의 집에는 20~30년 된 물건들이 많았다. /tvN스토리 '백억짜리 아침식사'

27일 방송된 tvN스토리 ‘백억짜리 아침식사’에 출연한 김 대표는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전 가맹점 포함 연 매출 2200억원에 달하는 기업의 대표가 사는 곳이라기엔 소박한 느낌이었다. 20년 된 에어컨부터 30년 된 식기 건조기, 아령 등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김 대표는 “멀쩡한데 버리면 아깝지 않으냐”며 “내가 조금만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는데, 쓸데없는 지출은 최대한 지양하는 편”이라고 했다.

◇전업주부에서 1000원짜리 토스트 가게로 시작한 사업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가 1995년 충북 청주대 앞에 차린 3평 짜리 토스트 가게 모습. /tvN스토리 '백억짜리 아침식사'

김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생계’를 위해서였다. 가정주부였던 그는 남편의 건강 악화로 1995년 만 38세 나이에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충북 청주대 앞 3평 가게에서 1000원짜리 토스트를 판 게 그 시작이었다. 김 대표는 끼니를 걸렀다는 학생들에게는 토스트를 2개씩 주며 인심 좋게 장사했고, 점차 손님들이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예쁜 여학생이 “소스를 바르면 더 맛있을 것 같다”며 재료를 알려주고 떠났다고 한다. 김 대표는 그때부터 6개월간 여학생이 알려준 재료의 배합을 바꿔가며 소스를 개발했다. 그것이 지금의 이삭토스트를 있게 한 ‘비법 소스’다.

이후 김 대표의 토스트집은 전국에서 손님이 모여드는 가게가 됐다. 김 대표는 “그때는 너무 바빠서 계산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며 “손님들이 알아서 계산해 가면 그 비닐봉지 채로 장롱에 보관해뒀다가 주말에 거실에서 돈을 정리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소스를 이야기해 준 여학생을 백방으로 찾았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여학생이 토스트를 먹으러 온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형편 어려운 부부 위해 사비로 내준 1호점, 프랜차이즈의 시작

‘하늘에서 돈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는 김 대표는 7년 만에 장사를 접었다.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장사하며 코피는 기본, 구안와사까지 겪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다.

대전에 내려온 김 대표는 아파트 앞에서 1000원짜리 액세서리를 종이 좌판에 깔아놓고 판매하는 부부를 만나게 됐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그들의 사정은 너무 딱했고,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자신의 모습도 떠올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 사람들도 나처럼 토스트 장사를 하면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자신의 돈 8000만원을 들여 대전 한남대 앞에 가게를 얻어줬다고 한다. 비법 소스부터 모든 레시피를 전수한 게 이삭토스트 1호점이다.

이 가게가 잘되자 가맹점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2003년에는 전국에 50호점까지 생겼다. 남을 도우려고 시작한 일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가맹비 0원…그래도 돈이 벌어지더라고”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는 "진심이 통하면 회사의 성장과 이익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tvN스토리 '백억짜리 아침식사'

이삭토스트는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 로열티도 처음에는 받지 않다가 현재는 월 15만원을 받는다.

재료값이 올라도 바로 가맹점 납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항시 창고 가득 물류를 구비해 놓는다”며 “만약 치즈 가격이 폭등한다고 해도 똑같은 가격에 제공하다가 그 물류가 다 소진되면 그제야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가맹점들이 ‘본사 망하면 어떡하냐’며 걱정해준다”며 “가맹점들은 가뭄을 만난 나의 이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는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박리다매 방식이다 보니 이익이 남는다”고 했다. 이어 “경영 지식은 없었지만 내 방식으로 했는데 돈이 벌어지더라”며 “많이 팔리니까 그게 쌓인다. 진심이 통하면 우리 회사만의 성장과 이익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직원 복지 비용 얼마인지 몰라…매달 월급 받는 게 성공 아닌가”

이삭토스트 본점에서는 직원 진급 시 금 한 돈을 지급한다. /tvN스토리 '백억짜리 아침식사'

이삭토스트 본점의 직원 복지도 공개됐다. 결혼 시 최대 500만원, 자녀 출산 시 1명당 1000만원이 지급된다. 그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육아 수당으로 매달 15만원씩 받을 수 있다.

직원 생일에는 50만원, 5월은 가정의 달이므로 50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여름휴가비로 100만원에, 진급하면 금 한 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11월부터 2월까지 4개월은 난방비 명목으로 월 25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김 대표는 “한 달 복지 비용이 얼마 나가는지 솔직히 모른다”며 “이걸 크다고 생각하면 실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복지는 일종의 나눔”이라며 “다 함께 만든 떡을 나누어 먹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달마다 월급 나오지 않느냐”며 “나는 그때 진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월급 받는 날이 최고로 성공한 날”이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