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식당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은행과 2금융권 여러 곳에서 최대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이 높은 대출 금리와 소비 부진 등으로 상환 불능 상태에 빠져들며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연체율이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3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 박성훈 의원(국민의힘)과 행정안전위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11.7%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2분기(11.87%)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인 2023년 4분기(7.63%)보다도 4.07%포인트 높아졌다.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에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3.67%)도 2014년 2분기(3.69%) 이래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사업자의 보험사 연체율(1.46%) 역시 2019년 2분기(1.48%) 이후 5년 6개월 내 최고점이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3곳 이상에서 대출받아 더 이상 돌려막기조차 힘든 다중채무자로 잡힌다. 이들은 평균 4억3000만원에 이르는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176만1000명)는 56.5%를 차지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4%(749조6000억원)가 다중채무자의 빚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인당 평균 4억3000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4분기(4억3000만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부터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으로 소득이 줄면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개별 자영업자의 상환능력과 의지에 따라 금융지원, 채무조정 등을 차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