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1% 오르며 3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2%는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로 제시한 수치다. 연초 국제 원료 가격 인상과 정치적 혼란 등으로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줄지어 인상했던 게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9월(1.6%)부터 12월(1.9%)까지 4개월간 1%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지난 1월(2.2%)과 2월(2%)에 이어 세 달 연속으로 2%대를 기록했다.
연초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범이었던 석유류 가격은 미국의 석유 증산 등 국제 유가가 떨어진 게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지난달 들어 2.8% 오르는 데 그쳤다. 전월 대비로는 휘발유(-2.1%)와 경유(-2.2%) 모두 일제히 가격이 떨어졌다.
그러나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치솟은 게 물가상승률을 한국은행의 목표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는데, 지난해 1월(3.2%)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커피(8.3%)와 빵(6.3%) 등 원재료값이 오른 품목들의 가격 인상폭이 컸지만, 업체들이 정치적 혼란기에 정부의 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줄지어 가격을 올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식품 가격이 뛰면서 외식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고, 이는 고스란히 외식 물가에 반영됐었다. 외식 물가는 지난 2월(3%)에 이어 지난달에도 3% 상승했는데, 생선회(5.4%)와 치킨(5.3%)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외식 품목들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체감 물가상승률을 높였다.
가격 변동이 큰 식품과 석유 등을 제외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오르며 6개월째 1%대를 유지했다. 다만 지출 비중이 높아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품목을 추려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2.4% 상승하며, 5개월째 전체 물가 상승폭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