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상반기 중 전기·가스·철도 요금을 동결하겠다고 2일 밝혔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와 산불 영향 등으로 향후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한 선제 조치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가스·철도 등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원가 절감과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상반기 중 동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서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이미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꿈틀댈 조짐이다. 이날 통계청은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고 밝혔다. 작년 9~12월 1%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석 달 연속 2%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관련 물가 인상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3.1% 올랐는데, 이 같은 상승 폭은 2023년 12월(4.2%) 이후 최대치다. 품목별로 오징어채(40.3%), 초콜릿(15.5%) 등 7개 품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시리얼(9.6%), 커피(8.3%) 등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식품 업체들이 원자재 비용 상승과 고환율 등을 이유로 올 들어서도 각종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곧 시행될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가 4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외식 물가 역시 전년 대비 3.0% 오르면서 2개월 연속 3% 상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