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5세대 실손 보험에서 임신·출산을 보장 영역으로 새로 편입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각 보험사는 임신·출산과 관련한 보험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1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의 경우 업계 최초로 출산지원금 특약을 만들었다. 첫째 출산 시 100만원, 둘째와 셋째 출산 시 각각 300만원과 500만원을 축하금으로 준다. 임신·출산으로 인한 입원비도 보장하며, 제왕절개 수술비 특약까지 마련했다. 앞서 2023년 첫 상품(1.0)을 출시할 때는 난임 치료 보장에 초점을 맞췄고 이후 출산 축하금으로까지 보장을 넓힌 것이다. 작년 한화손보 신계약 매출의 4분의 1이 이 상품에서 비롯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DB손해보험은 올 초 임신부가 특정 태아 이상으로 인한 산모 관리로 진단받은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만들었다.
그동안 개인 실손 보험이나 건강 보장 상품은 임신·출산 관련 질환은 보장하지 않았다. 제왕절개나 유산 등도 보장받기 어려웠다. 보험은 급격하고 우연한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의 손해를 보상하는데, 임신·출산은 그렇지 않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많은 임산부들이 태아 보험에 산모 특약을 추가하는 식으로 질병이나 상해를 대비해왔다. 그러다 작년 8월 금융 당국이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임신·출산을 보험 상품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한 데 따라 관련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최근 HD현대와 제휴, 29개 HD현대 그룹사 임직원에게 ‘교보e출산안심보험’을 제공키로 했다. 임신중독증, 특정갑상선기능저하증, 임신성 당뇨 치료, 임신·출산 관련 고혈압, 당뇨 입원 치료 등을 보장한다. 산과 특정 질환 수술도 보장하고, 저체중아 출산 시에도 육아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품들과 별개로 내년 중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에도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 남발을 막는 대신 4세대 실손에서는 보장하지 않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 보장을 신설키로 했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5세대 실손이 나와도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