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 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한국의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윤 전 대통령 파면일(지난 4일) 이후인 7일 발간한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리더십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무디스는 “이번 (파면) 결정의 매우 분열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거리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활동을 저해하고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지연시키는 정치적 긴장 고조 상태가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또 무디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 후보가 주장하는 확장적 재정 정책이 한국의 부채 부담을 높일 수도 있다고 봤다. 무디스는 “이 예비 후보가 경제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적이고 보편적인 기본소득제를 내세웠다”며 “확장적 재정 정책은 한국의 부채 부담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인구 고령화로 연금과 임금 지출이 증가하면 이러한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또 “정치적 불안정성 속에서도 경제 정책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능력은 한국이 신용 등급에 걸맞게 비교적 높은 제도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무디스는 2015년 이후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있다. ‘Aa2’는 무디스 평가에서 ‘Aaa’, ‘Aa1’에 이어 셋째로 높은 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