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16원에 출발했다. 환율이 1410원대에서 장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6일(1416원) 이후 4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원 달러 환율은 계엄 사태에 이은 정치 불확실성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충격이 겹치며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미국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 9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1484.1원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흘도 안돼 환율이 70원 가까이 널 뛰는 변동성 극심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중국 외 국가에는 상호관세를 유예하는 등 트럼프의 갈지자 행보에 미국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달러 표시 자산을 일단 팔아 놓고 보자는 움직임이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 인덱스는 17일 오전 99.27까지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가 연초 110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달러화의 상대적인 가치가 9.8% 하락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6일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은 예상보다 상당히 크다”며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고, 여기엔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포함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약달러’에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