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2%에서 1%로 확 낮췄다. 미국이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 등 대대적인 관세 부과 조치에 나선 것을 반영한 결과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도 3.3%에서 2.8%로 0.5%포인트 낮췄다. 이는 코로나에 고물가가 겹치며 세계 경기가 위축됐던 2022년 4월(-0.8%포인트) 이후 3년 만에 가장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이다.
22일 IMF는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전망치(2%)의 절반 수준이다. IMF는 미국(2.7%→1.8%)을 비롯해 일본(1.1%→0.6%), 유럽연합(EU·1%→0.8%)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한국의 하락 폭이 유독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주요 피해자로 한국을 꼽은 것이다.
미국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국내외 주요 기관 중 IMF가 처음이다. 이에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은 앞서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나 한국은행(1.5%),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보다 비관적이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35%)보다도 낮다.
IMF는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것을 반영해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커지면서, 상호 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된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에 145%의 관세 폭탄을 안겼고, 중국도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IMF는 “무역 갈등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고, 금융 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