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어센드 칩 910C

‘관세전쟁’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가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의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대표 테크 기업인 화웨이가 다음 달부터 중국 고객사에 첨단 AI 칩인 ‘어센드 910C’를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일부 물량은 이미 공급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AI 산업을 겨냥해 미국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 가운데, 중국이 첨단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중국산 AI 칩인 ‘어센드’ 시리즈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가 생산한다. 이번에 양산하는 ‘어센드 910C’ 제품은 이전 모델인 ‘910B’와 비교해 연산 능력과 메모리 용량이 2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직전 세대 AI 칩 모델인 ‘H100’과 거의 같은 성능을 갖췄다고 한다. 화웨이는 최근 차세대 AI 칩인 ‘어센드 920’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올해 하반기 양산 계획이다.

중국의 첨단 AI 칩 양산은 미국의 중국 대응 전략에 큰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은 고사양 AI 칩뿐 아니라 이달 초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사양 제품(H20)의 수출까지 통제하기로 했다. 화웨이가 첨단 AI 칩을 본격 공급하게 되면서, 미국의 대중 제재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게 됐다. 반도체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의 H20과 고급 GPU의 수출이 제한되면서,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 같은 중국산 대체재들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반도체 학술 연구에서도 미국을 앞서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신기술 관측소(ETO)’가 지난 2018~2023년 영어로 발표된 반도체 관련 주요 논문을 분석한 결과, 논문 수 상위 10곳 가운데 9곳이 중국 대학·연구 기관이었다. 나머지 1곳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였다. ETO의 수석 분석가 잭 아널드는 “중국은 컴퓨팅 아키텍처나 광학 컴퓨팅 같은 미래형 반도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