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14% 넘게 늘면서 2024년 4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 행진을 이어갔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증가세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혼인 건수는 1만937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6948건)보다 14.3% 증가했다. 과거 혼인 건수 증가세가 가장 오래 지속된 기간은 1960년대 초반생인 베이비부머들이 집중적으로 결혼을 하던 1991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이었다. 33년여 만에 최장 기간 혼인 증가세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최근 혼인 증가세는 1990년대 초반생들이 이끌고 있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자녀들로 ‘2차 에코 붐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매년 70만명 넘게 태어나 1980년대 후반생(60만명대)이나 2000년대생(40만~60만명대)보다 많다. 30대 초·중반에 접어든 이들이 본격적인 결혼·출산 적령기에 돌입한 것이다.
2월 혼인 건수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늘어났는데, 결혼 지원금과 같은 지자체들의 지원 제도도 혼인 건수 증가에 역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장려금 500만원 일시불 지급’을 시행하고 있는 대전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혼인 증가율이 32.2%로 1위였다. 이어 세종(24.6%), 부산(21.1%) 등의 순이었다.
혼인 건수가 늘면서 지난 2월 출생아 수도 2만3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2%(622명) 늘었다. 월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8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기준으로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2월 합계출산율도 0.8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05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혼인 건수가 증가하면서 출생아 수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주된 출산 연령층에 해당하는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증가한 부분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