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국내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몇 년 안에 SBI저축은행 지분을 50%까지 인수한 뒤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을 추가하고 지주사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를 놓고 최대 주주인 일본 SBI홀딩스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다음 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인수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은 작년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4조원에 달한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업 영역 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수신 기능은 없는데 1위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수신 기능을 보강할 수 있게 된다. SBI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SBI그룹 입장에선 2013년 이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며 투자한 자금 회수가 필요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SBI그룹은 최근까지 이어진 교보생명 지분 분쟁 과정에서 교보생명 보유 지분을 20%가량까지 높이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활동했다.
교보생명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 계약을 승인하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된다. 이 과정에 통상 2개월가량 시간이 걸린다. 이후 추가적으로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한동안은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