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월가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서 안도감을 얻지 못했다. 특히 일자리 관련 수치가 여전히 뜨거운 쪽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매파’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3월 금리 인상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중앙은행은 경기 침체를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에도 주식은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위원들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설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필요한 경우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금요일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다른 고용 지표들이 뜨거운 노동 시장을 보여준 것도 한 몫 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24만2000건 늘어 시장 전망치(20만5000건)을 웃돌았다.

연준 위원들은 금요일 고용보고서에서 세 가지 주요 지표인 일자리 증가 수, 임금 상승 및 실업률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모든 지표가 여전히 노동 시장이 견고하다는 신호를 보낸다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다. 되려 다음 주에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보고서의 긴장감을 줄일 수 있다.

케스트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카라 머피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더 높아지면 우리는 더 많이 인상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일관성이 있었지만, 시장은 이제서야 놀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침 시간에 아이들에게 취침 시간이라고 세 번 말해도 말을 듣지 않다가 갑자기 네 번째 취침 시간이라는 얘기를 듣고서야 ‘오, 잠옷을 입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아이 같다”고 덧붙였다.

S&P 500은 수요일 0.14% 상승에 그쳤고, 여전히 4000선 아래에 머물렀다. 반면 나스닥은 소폭(0.4%) 올랐다. 채권은 2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인 5% 이상을 유지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스왑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의 제임스 데메르트는 “시장은 마침내 높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면서 “연준이  정책을 바꿀 것이란 생각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최신 ‘베이지북’에 따르면 경제는 안정적인 소비 지출과 안정적인 제조업 활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베이지북엔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접촉자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안을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만 했다. 그는 “우리는 약간의 진전을 보았지만, 5.5%의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는 여전히 할 일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은 연준이 3월 FOMC 금리 인상 폭을 기존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상향 조정했고, 최고 금리에 대한 예측도 5.5~5.75%로 높였다.

한편,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전망을 재검토하느라 분주했다.

전문가들은 S&P 500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220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22년 222달러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게다가 최근엔 매우 빠르게 S&P 500 기업의 EPS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지금까지 분석가들은 2023년 EPS 추정치를 12% 하향조정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하향 속도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분석가들의 추정치가 많이 낮아져 시장이 즐거운 ‘서프라이즈’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것들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문제로 인해 남은 구멍을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

  • 캐나다 금리 결정, 수요일
  • EIA 원유 재고, 수요일
  • 중국 CPI, PPI, 목요일
  • 미국 챌린저 일자리 삭감, 초기 실직 청구, 가계 순자산 변화, 목요일
  • 일본은행 기준금리 결정, 금요일
  • 미국 비농업 일자리 수, 실업률, 월예산 명세서, 금요일

시장의 주요 움직임

◇주식

  • S&P 500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현재 0.1% 상승
  • 나스닥 100은 0.5% 상승
  •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 하락
  • MSCI 세계 지수는 0.1% 하락

◇통화

  •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거의 변하지 않았음
  • 유로는 $1.0548로 거의 변동이 없었음
  • 영국 파운드는 0.2% 상승한 $1.1848를 기록
  • 일본 엔화는 달러당 137.25로 거의 변동이 없었음

◇암호화폐

  • 비트코인은 0.2% 상승한 $22,093.4를 기록
  • 이더는 0.6% 상승한 $1,559.44를 기록

◇채권

  •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상승한 3.98%를 기록
  • 독일의 10년물 수익률은 5bp 하락한 2.65%를 기록
  • 영국의 10년물 수익률은 6bp 하락한 3.77%를 기록

◇상품

  •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4% 하락한 76.51달러를 기록
  • 금 선물은 거의 변경되지 않았음